"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을 하고 있기 때문"

[美프로야구]푸하하! 최향남…좌충우돌 메이저리그 도전기 [동아일보 2006-04-22 05:07]    


[동아일보]

‘고독한 도전자’ 최향남(35·클리블랜드)이 메이저리거의 꿈을 안고 태평양을 건넌 지 두 달이 됐다.
적지 않은 나이에 말도 안 통하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미국 생활. 다사다난했던 한국에서의 야구 인생처럼 빅리그 도전기 역시 파란만장하다.
생활의 중심은 오직 야구. 차도 없고 전화기도 없다. 숙소는 다운타운의 싸구려 호텔.
트리플 A 버펄로에서 뛰고 있는 최향남은 21일 리치먼드와의 홈경기에서 홀드를 하나 추가해 5경기에서 2홀드 평균 자책 2.08의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중년’ 빅리거 지망생 최향남의 좌충우돌 마이너리그 생활을 소개한다.
▽아, 콩글리시여=5경기 중 유일한 실점을 기록했던 14일 노퍽전. 그는 이날 2와 3분의 2이닝에 4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점수를 준 사연이 재미있다.
그는 처음 두 이닝을 무리 없이 막았다. 그런데 전력 피칭을 하다 보니 힘이 떨어졌다. 8회 투수 코치가 올라와서 “더 던질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영어를 못하는 그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문득 생각난 말이 “No power”였다. 더는 힘이 없다는 뜻.  

그런데 코치는 “그렇다면 잘 던지라”고 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더란다. 그 회에 최향남은 3연속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2실점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코치는 최향남의 말을 “No problem(문제없다)”으로 알아들었다. 이후 최향남은 동료들에게 ‘문제없는 사나이(No problem man)’로 불리고 있다.

▽인생 최고의 김치=미국에 온 뒤 김치 생각이 전혀 나지 않았다. 플로리다 캠프부터 두 달 가까이 김치 없이 살았다. 그동안은 주로 햄버거로 식사를 때웠다. 이상하게 느끼하지도 않았다.

그러던 지난 주 홈경기 때 뉴욕에서 응원 온 한 교포 청년이 김치와 햇반을 전해 줬다. 그날 호텔방으로 돌아온 최향남은 혼자서 김치와 김 등 반찬 두 개를 놓고 한국식 식사를 했다. 최향남은 “정말 맛있었다. 내 인생 최고의 식사였다”고 말했다.

▽이놈의 인기는 못 말려=말은 안 통해도 미국 선수들과의 관계는 좋다. 특히 빅리그에서 내려온 선수들은 최향남을 잘 챙겨 준다. 최향남은 “나이는 내가 많지만 벌써 7명의 미국 선수들에게 밥을 얻어먹었다”고 했다.

최향남은 “지금 생활에 만족한다. 여기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빅리그 승격에 대해선 전혀 조급하지 않다”고 말한다.

땀과 눈물의 마이너리그 생활. 그러나 최향남에겐 하루하루가 즐겁다. 항상 말해 왔듯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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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을 하고 있다. 이말 참 행복한 말이다..

야구선수가 35세에 그것도 Major도 아니고 Minor로 말도 안통하는 곳으로 간다는 결정은 참 쉽지 않은 결정인것 같다. 것도 가족도 없이 홀로 이억만리의 땅에…. 사실 Major무대에 서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물론 지금은 하고싶은걸 하고 있는 양반이지만, Minor로 내려갔다고 차라리 편하게 살겠노라라고 한국 돌아온 양반도 있었다..)

성공의 여부를 떠나서,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도전하는 훌륭한 선수다.. 많은 생각을 주는 선수다..

나도 어여 최향남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하고 싶은일을 하며 살 수 있음 정말 좋겠다…

MBA1년 학교생활의 끝을 바라보며…
2006.04.28

구대성의 My Way

석샘 홈피에서 퍼온글…..자뭇 감동적이다…..
Yes…..My Way!!!!!!!!!!!!!!!!!! T_T

200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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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대성의 기질을 잘 보여준 일화가 있다. 대전고 2학년이던 1987년 초 얘기다. 강호 신일고와 연습게임을 했다. 이병기 당시 대전고 감독은 에이스 구대성에게 거는 기대가 대단했다. 신일고가 서울은 물론 전국에서 손꼽히는 팀이지만 구대성의 볼을 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1회초 신일고 공격이 시작됐다. 첫타자 볼넷. 이 감독은 구대성의 몸이 덜 풀렸다고 생각했다. 두번째 타자도 볼넷. 이 감독은 좀더 두고봤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세번째 타자도 볼넷. 이건 뭔가 이상했다. 이 감독은 “타임!”을 외치고 마운드로 걸어올라갔다.

“긴장했나? 왜 그래?”

“감독님, 괜찮습니다. 저를 테스트해보는 겁니다.”

궁금해하는 이 감독에게 구대성은 이렇게 설명했다. 자신이 에이스라면 전국대회에서 이런 강호들과 만나 많은 위기를 맞을 테고, 그때마다 그 위기를 이겨내야 할 거라고. 그래서 일부러 무사만루의 위기를 만든 다음 어떻게 위기를 헤쳐나가는지 시험해 보는 거라고.

이 감독은 당돌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배짱이 마음에 들어 고개를 끄덕이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리고 다음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하는지 지켜봤다. 구대성은 그 무사만루의 위기에서 4, 5, 6번타자를 내리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날 내로라 하는 신일고 타자들이 그의 구위에 혀를 내두르고 돌아섰다. 구대성은 그해 6월 청룡기에서 대전고에 창단 이후 첫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쾌거를 안겼다.

그의 승부사 기질과 배짱, 자신감은 야구계에서 첫손에 꼽힌다. 한양대-한화-일본 오릭스를 거치면서 그는 자신의 길에 대한 소신이 유난히 강했다. 그 길을 가는 방법도 개성이 두드러졌다. 주변에서 뭐라든 앞만 보고 가는 스타일이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에 나서기 싫어하고, 말솜씨도 어눌해서 그저 어리숙해 보이기만 한다. 그러나 마운드에 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당찬 승부사로 돌변해 상대를 제압한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3~4위전은 구대성을 위한 한판이었다. 숙적 일본을 상대로, 한국야구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 걸린 운명의 승부에서 그는 자신의 왼쪽 어깨 하나로 한국야구를 빛냈다. 1실점 완투승이었다. 그때 그에게 ‘야구 9단’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많은 큰 승부에서 이겼지만 그는 이승엽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임창용처럼 요란하지 않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그런 구대성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서른 다섯(1969년생)이다. 프랭크 시내트라의 ‘마이웨이’가 떠오른다.

야구인생의 황혼기(And now the end is near)에 접어든 그에게 메이저리그는 마지막 무대(final curtain)일 것이다. 그는 충만한 삶을 꾸려왔고(I’ve lived a life that’s full), 한국·일본에서 많은 경험을 했다(I’ve traveled each and every highway). 그것보다 훨씬 의미 있고 굉장한 것은(And more, much more than this) 그가 ‘구대성식’으로 배짱 좋게 가고 있다는 것(I did it my way)이다.

(중앙일보 2004.12.1)

Dontrelle Willis

 

“I wasn’t expecting to go the whole season without giving up an earned run,” he said. “I just wanted to keep us in the game, and I was able to do that. You’re only going to have four or five starts where you feel great. That’s life.

“I’m trying to go out there and be relaxed every game and let the ball fly,” he said. “If I give up 10 runs, I give up 10 runs. That’s my mantra: Let it all hang out, and be under control. That’s the 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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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직접 하는건 못하지만 그래도 구경하는 건 좋아하는 편인디..
야구를 좀 보신 분은 Dontrelle Willis를 아시는 분들이 종종 있을겁니다..

험….기억이 안나면 작년 뉴욕 양키스와 플로리다 말린스간의 월드 씨리즈에서 껌 짝짝 씹으며~ 전혀 쫄지 않고 멋진 투구를 하던 플로리다의 흑인 투수를 기억하심 되니다만…….

우연히 ESPN한번 들어갔다 이 아저씨가 interview하면서 남긴 말들이 멋지다는 생각이 들어…삽질 한번……..

4월의 마지막날

2004.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