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리중…나온 사진:외할아버지산소에서..

2004.04.08
@경북 구미 근처 칠곡군의 외할아버지 산소에서

아마 이땐 울산에서 project끝나서 2일 쉬던 휴가 기간에 날이 맞아 3년만에 산소에 갔었던듯….. 이날 운전 왕복을 거진 내가 다 했다..^^;

사실 외손자이다보니, 회사일에 밀리다 보니, 명절때도 못가고, 지리적으로 거리도 너무 멀고 낯설고, 그래도 시기가 맞아 3년에 한번꼴로는 갔던거같다..

할아버지 산소에서 밑을 바라다보면 중앙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뚤려있다..

사실 친할아버지를 본적이 없는 나한텐 외할아버지가 유일한 할아버지이셨다… 비록 외손자지만 맞손주였던 관계로 이래저래 많이 챙겨주시지 않으셨나 싶다…..(내 이름도 지어오셨다던데..^^)

사실 엄격하신 할아버지가 손자와 같이 미주알고주알 이야기 한다는건 쉽지가 않지…..(우리 외가는 다 서울이지만 “대구” background를 가지고 있으니..^^) 뭐 사실 내 기억도 친척들 모이면 인사드리고, 용돈 주시면 감사합니다~ 식으로 받고 가끔 같이 식사하던 기억이었다..

근데 기억나는건, 나 재수끝나고 대학합격하고 놀던 때, 거의 -내가 머리커진 이후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단둘이서 외갓집에서 몇시간동안 대화를 하며, 심지어는 엄마도 잘 모르던, 할아버지 대학시절 이야기를 소재로 이런저런 이야기로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 가족이랑 외식을 했던, 할아버지께서 좋아하시던 삼성동 기소야…회사에서 점심을 하다가 삼성동 기소야를 종종가면 할아버지 생각이 난다…

그러다, 내가 대학교 1학년 때의 어느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려던 어느날 홀연히 하늘로 부름을 받으셔서 가셨다…사실은 그달 초에 학교에서, 얼떨껼에 기자아저씨를 만나 인터뷰를 해서, 내 사진과 기사가 한국일보 신문에 실렸던 적이 있다. 그 신문 발행일이 바로 돌아가시기 1주전 쯤이지 않았나 싶다.. 내가 신문에 났다고 온가족이 모여서 같이 보고 좋아하시고 신문 들고다니시면서 친구분들 만나 자랑하고 다니신다고 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우리 외할머니는 아직도 그게 할아버지께 해드린 마지막 큰 선물이라고 하신다..^^)

고1때 돌아가셨던 친할머니에 이은 생애의 두번째이별이었는데, 그땐 넘 어렸고, 게다가 수학여행 가는 날이라 집에서 여행을 가라고 강권을 해서 별로 장례에 대한 기억이 없었는데, 외할아버지 땐 사실 머리커지고 나서 첫 이별이고… 아직도 기억이 많이 남는다….

내년이면 벌써 돌아가신지 10년이다…시간도 빠르지..떠나시는 그날까지 자랑스러워 하셨던, 그 큰손주는 파릇 대학신입생에서, 나이 만30을 곧 바라보는 직장 6년차의 아저씨가 되었있다………..

때도 추석이고……사진 정리하다 보니 나와서…..^^